생명의 무게를 생명의 소중함으로 생각했다. 모든 생명의 무게는 같다, 곧 모두 소중한 생명이다.

요 며칠 디올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보면서 다시 생명의 무게를 생각한다.

그 작은 몸이 웅크려지고 경련을 하고 며칠째 물한모금 마시지 못한 몸을 뒤척이고 비틀대며 편한 자리를 찾아 다닌다.

어떻게 해도 뼈만 앙상하게 드러나는 몸은 편해 보이지 않았다. 내가 부르면 고개를 들고, 보이는지 안보이는지 바라보곤 머리를 묻는다. 옆에서 말도 걸어주고, 가만히 응시하기도 하고, 과일도 먹고 하며 엄마를 최대한 느끼라고 그래서 편안하라고 하지만, 그 작은 몸은 들썩이듯 숨을 쉬는 것도 벅차 보인다.

 

생명의 무게는 고통이다. 태어날 때도 떠나갈 때도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고통의 무게이다. 누구도 대신 겪을 수 없는 고통이 생명의 무게이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그 시간을 겪어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자기 몫의 고통을 감당하니 생명은 존엄하고 생명있는 모든 것들은 하찮지 않다.

 

가슴을 돌이짓누르는 것 같지만, 작은 몸이 온전히 고통을 겪는 나의 고양이를 보는게 힘이 들지만 나와 15년을 함께 해서, 그동안 잘 살아서 괜찮다고 말한다. 나를 봐준 작은 고양이는 자기 할 일을 다하고 떠나고 있다. 소중한 생명이어서 그런 것이다...

 

6월 말 이사를 하면서 고양이 호텔에 잠시 머물렀을때 그곳에서 찍어준 사진이다. 그때는 이사진이 영정사진으로 쓰일 줄 몰랐다. 불과 1달전인데,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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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6개월을 살고 나와 14년을 넘게 산 러시안블루 디올이 떠날 준비를 마쳤다
3일전부터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움직이지 않아 병원에 갔다 . 그게 수요일이다. 이검사 저검사하고...
어제 길게 돌려서 의사가 말한 투석, 신장이식, 이런게 늙은 고양이에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일고 있었다.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몸은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작아지고 있다. 작고 빛을 잃은 몸은 짧은 숨을 반복하고 있다. 그게 안쓰럽고 불안하다. 내가 없을때 더 아플까, 혼자 떠날까 불안하다. 물도, 밥도 입에 대지 않고 숨만 쉬는 디올을 보내기로 했다.
먹였던 약을 다토하고, 화장실을 힘겹게 가서 오줌을 누고 어쩌지 못하고 머리를 숙이고 간신히 서있는 디올을 숨숨집에 넣어주니 쓰러졌다. 몸을 뒤척이는게 많이 아픈가보다... 그 고통을 알수가 없다. 이 고양이는 평소에도 조용하고 아파도 조용하고 죽어가는 지금도 조용하다.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월요일까지는 밥도 잘 먹고 침대도 잘 올라와 옆에서 잤다. 화요일부 갑자기 나빠졌으니 ... 이 고양이는 그랬다.
내가 졸리나 철수만큼 사랑하지 않아 항상 밀렸고 철수를 싫어했다. 식탐이 많고 사람음식을 좋아하고, 마른 몸에도 힘은 세고, 신부전말고는 병치레도 별로 없었다. 10살이 넘어서야 외이염 결막염이 생겼지만 , 그것도 유황오리 진액을 먹고는 사라졌다.
아름다운 이 고양이는 이제 무지개다리를 건너려한다. 10년전에 떠난 졸리를 만나려나.
힘들었던 나의 시간에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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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는 개같은 고양이입니다.

엄마의 팔, 다리, 발가락, 손가락 무는 걸 너무 좋아하죠. 핧는 것도 좋아해요.

장난감 던져 주는 것도 너무 좋아해요.

미친 듯이 뛰어가 의기양양해하며 껑충껑충 뛰어와요.

 

철수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운동화 끈이에요. 너덜너덜 해졌지만, 애정아이템입니다.  

가장 오래되었어도 질리지 않은 조강지처같은 아이템이죠. 오뎅꼬치는 질려도 운동화끝에는 결코 질리지 않는다는...

 

이런 큰 것을 물어을 때 정말 놀랐어요. 물고 다니며 어찌나 좋아하는지,

가지고 놓는 것보다 물고 다니는 걸 더 좋아 한답니다.   

 

긴꼬리 쥐. 철수에게 딱 잡혀 꼼짜할 수 없어요.  

 

이건... 엄마 변비약. 철수야 이런 건 안 물고 다녔으면 좋겠다 ^^;; 

이게 정말 맘에 들었던지, 뺏기지 않으려고 소파 밑에 구석으로 숨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갖고 노는 공인데, 이 모습을 봤을 때 정말 깜놀 했다는... 철수 턱빠지는 줄 알아서. 요게 플라스틱 공이거든요.

미끄러워 물기 힘들텐데, 절묘한 균형감으로 자~알 물고 다녀요. 근데 꼬다리 깃털을 물어도 되는 것을 공 몸체를 물어,

턱빠지지 않을까 걱정 된답니다.

 

 

요건, 정말 최신 아이템인 스카치테이프 ^^;;

철수야, 책상 위에 있던 걸 어떻게...

좀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웃어도 되는가 싶기도 하고, 도대체 쟤가 왜 저러나 싶기도,

졸리나 디올은 전혀 안그랬는데, 딴집 고양이도 그러나 싶기도 하고, 그냥 내버려 둬도 돼나 싶기도 하고,

좀 고민이 되더랍니다.

 

저 턱시도안에 멍멍이가 하나 들어 앉은 듯 하기도 하고

이런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웃음을 주는 철수, 근데 이빨이 상하지 않을까 좀 걱정이 됩니다.

처음에 오뎅꼬치를 물고 다닐 때 너무 재밌어 하고 칭찬을 해서 이렇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조만간 병원에 가서 이빨상태를 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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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놀던 오뎅꼬치에 시들해진 철수에게 새 오뎅꼬치, 하얀 털이 복실한 꼬칠

선물했어요. 새 꼬치가 너무 맘에 들어 광분한 철수는 생전 처음 무시무시한 하악질을 날립니다.

으르릉 딱딱하며 하얀 오뎅꼬치를위협하고 ㅋㅋ

우리 철수는 흥미진진한 오뎅꼬치에게만 하악질을 합니다. 고양이에게도, 사람에게도 하악질은 하지 않아요.

디올은 제가 꼬리 잡아당기면, 저에게도 하악질을 날립니다.

 

공중회전 10회, 높이 뛰기 10회에 요렇게 떡이 되었어요.

입을 헤~ 벌리고 있어 순간 놀란 저는 어디 다친 것은 아디 닐까하며 너무 과격하게 놀린 것 같아 걱정이 되었지요.

 

10분 정도 저러다 뒹굴뒹굴... 남자애라서 그런가 미친괭이처럼 붕붕 날라다니다가, 온 몸으로 쿵 떨어집니다.

매번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과격하게 노는 걸 사랑해서요.

그 모습을 보는 저도 즐겁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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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은 철수를 정말 싫어 합니다.

디올이 7살이고, 철수가 고작 9개월령이니 경쟁상대도 안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디올이 엄마처럼 돌봐주고, 철수는 잘 따르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전혀 아니었지요.

코찔찔이 철수가 온 날부터 디올은 철수를 정말 싫어했어요. 다가가기만 해도 무슨 벌레 보듯,

하악하악...꺼져! 꺼져!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했지만, 전혀 아니지요.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합니다.

게다가 철수는 보기드문 악동캐릭터입니다.  우아하고 조용한 디올양과는 지구반대편에 있지요.  

디올은 하루에 몇번 울지도 않고, 울어야 작게 냐아 하는 정도인데,

철수는 상황마다 다른 버전으로 우렁차게 울러댑니다.

그리고 집쩍댑니다. 지나가는 엄마의 발가락도 슬쩍 물고 도망가고,

 디올누나의 목덜미를 물고, 다리도 물고, 꼬리도 물고... 앞발로 툭툭치며

아주 성가시게 하지요. 보는 저야 재밌는데, 디올은 곤혹스러워 합니다.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저런 똥덩어리를 어디에서 데려왔냥' 합니다.

 

 

요렇게 오수를 즐기는 디올양옆에 있다가도, 금새 집쩍거려 기어니 그 자리를 독차지 합니다.

이 사진도 비슷한 상황인데, 찍고 나서 보니 디올의 표정이 너무 안됬습니다. 절대도 심하게 싸우는 것은 아닙니다.

디올이 좀 오버액션을 하는 건데, 철수는 디올에게 몇 대 맞고, 디올이 하악거려도 전혀 물러서지 않고 툭툭 건드립니다. 

맞아도 울지도 않아요. 디올만 시끄럽게 울고, 하악댑니다.  그러다 

디올은 다른 데로 피합니다. 상대하기 싫다는 거지요. 철수는 놀자고 저러는 거고 ...

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챙겨주는 냥이들도 있다는데, 저희집 애들은 계속 이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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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는 강아지 같다. 물고 다니길 좋아한다.

병뚜껑도, 막대 사탕도, 운동화끈도, 낚시대도, 쥐돌이인형도 물고 다닌다.

오뎅꼬치를 흔들어 주다 귀찮아 멀리 멀리 던지면 잽싸게 뛰어가 의기양양 물어온다.

그리고 나서 내 발치에 툭 떨어뜨려 놓고 바라본다.  다시 던져봐라고 한다.

다시 던지면, 궁둥이를 흔들며 신나서 뛰어가고

TV 보느라 안 던지면 예쁘고 가늘게 냐아~ ...

넌 개냐? 고양이 탈을 쓴 개냐?

 

 

애교도 장난 아닌 철수, 엄마손가락도 깨물다 핧다... 심지어는 엄마입술까지 ㅋㅋ

음흉한 노므시끼....

 

자존심도 강해, 발로 쓰담듬으면 짜증을 막 낸다. 발로 만지는 거 정말 싫어한다.

신경질적으로 냐옹냐옹한다. 자는 거 건드려도 짜증내며 냥냥거린다.

이런 냥이는 처음이야 ㅠㅠ

 

또 혼나면 꼭 복수를 하고 간다.

앞발로 한대 치고,

발가락이라도 깨물고 냅다 도망가는 녀석,

저 턱시도 안에 악동 사람 꼬맹이가 있음이 분명해.

언제 벗겨봐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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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 한창 때, 졸리가 심심하면 한번 씩 디올사냥을 한다.

뒷발치기에, 커텐 속에 숨은 디올에게 주먹 날리기.

사람이 봤을 땐 재미있지만, 디올입장에서는 참 괴로웠을 것 같다.

기죽어 다니는 것도 모자라, 사냥까지 당하니,

그래서 일까? 졸리가 떠난 이후로, 디올은 새 고양이가 되어 새로운 묘생을 살고 있다.

지난 모든 사랑이 그렇듯, 그립고 되돌아 가고 싶은 날들이다.

좀 있으면 졸리가 별이 되어 떠난지 1년이 되어 간다.

거기서도 엄마한테 보여주었던 그 맑은 눈으로 반짝 반짝 빛나고 있겠지?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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