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전부터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움직이지 않아 병원에 갔다 . 그게 수요일이다. 이검사 저검사하고...
어제 길게 돌려서 의사가 말한 투석, 신장이식, 이런게 늙은 고양이에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일고 있었다.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몸은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작아지고 있다. 작고 빛을 잃은 몸은 짧은 숨을 반복하고 있다. 그게 안쓰럽고 불안하다. 내가 없을때 더 아플까, 혼자 떠날까 불안하다. 물도, 밥도 입에 대지 않고 숨만 쉬는 디올을 보내기로 했다.
먹였던 약을 다토하고, 화장실을 힘겹게 가서 오줌을 누고 어쩌지 못하고 머리를 숙이고 간신히 서있는 디올을 숨숨집에 넣어주니 쓰러졌다. 몸을 뒤척이는게 많이 아픈가보다... 그 고통을 알수가 없다. 이 고양이는 평소에도 조용하고 아파도 조용하고 죽어가는 지금도 조용하다.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월요일까지는 밥도 잘 먹고 침대도 잘 올라와 옆에서 잤다. 화요일부 갑자기 나빠졌으니 ... 이 고양이는 그랬다.
내가 졸리나 철수만큼 사랑하지 않아 항상 밀렸고 철수를 싫어했다. 식탐이 많고 사람음식을 좋아하고, 마른 몸에도 힘은 세고, 신부전말고는 병치레도 별로 없었다. 10살이 넘어서야 외이염 결막염이 생겼지만 , 그것도 유황오리 진액을 먹고는 사라졌다.
아름다운 이 고양이는 이제 무지개다리를 건너려한다. 10년전에 떠난 졸리를 만나려나.
힘들었던 나의 시간에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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