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어제처럼 비가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덜 마른 옷을 그냥 입었더니 춥다.
밤에는 근육통이 너무 심해 잠에서 깨서, 한참 다리를 주물렀다.
춥다. 걸어도 춥고, 다리도 많이 아프다. 덥다 춥다를 반복하더니, 결국 감기에 걸렸다.
덜마른 옷을 입은게 결정적인 것 같다.
Lorca에 도착했다. 한국에 살았고, 한국을 몹시 좋아한다는 쥔장이 있는 알베르게 겸 바에서
카페콘레체를 한 잔했다. 좀 쉬다 보니 민주가 들어온다. 여기는 와이파이도 된다.
쥔장은 한국말을 좀 했다.
여기서 멈출까 생각도 했지만, 과제를 수행하는 기분으로
에스테야로 출발한다. 아직 10km 남았다.
걷고, 또 걷고, 계속 걷는다. 바람도 없고, 비도 없고, 태양도 숨은 날, 걷기에 더 없이 좋은 날
그런데, 너무 힘이 든다. 표지판에는 4km남았다고 하는데, 1시간이 넘게 걸어도 도착하지 않는다.
초입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너무 지쳐 죽을 것 같다. 간신히 씻고 누었다.
비몽사몽 헤매다 배가 고파 일어난다. 아는 사람도 없고, 일요일이라 가게도 문을 연 곳이 없다.
주변에는... 배 고프고 힘도 없다. 피레네천사가 마당에서 이야기하다 나를 보고 걱정스럽게
괜찮냐고 물어본다. 영어가 짧아 괜찮다고 자다가 나와 그렇다고 말했다. 먹을 것 좀 있냐고 물어볼걸...
광장을 지나 다리를 건너리 카페테리아가 하나 문을 열었다.
거기서 에스뜨레야 담 생맥주와 닭고기, 올리브와 빵을 먹으니 좀 살 것 같다. 여기도 생각보다 큰, 소도시이다.
바와 식당, 가게가 많은데 죄다 문을 닫았다. 좀 돌아다니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누웠다.
너무 춥다. 침낭에 몸을 파묻어도 춥다. 내일은 여기서 쉬어야 겠다. 한국에서 가져온 체력이 바닥이 나는 것다.
공립알베르게는 이틀이상은 안된다고 하던데, 어떻게 할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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