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환기미술관에서 김환기 도록과 그의 수필집을 사서 집에서 읽으며 마음에 와 닿은 글귀가 있었다.
" 예술(창조)는 하나의 발견이다. 그렇다. 찾는 사람에게 발견이 있다. 일을 지속한다는 것은 찾고 있는 거다.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세계가 아닐까" ( 1968.2.1.)
" 오늘의 미술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또 가질 수 있는 모든 형태를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1968.5.1.)
세상에 이미 존재하지만 아직 발견해내지 못한 선과 색을 찾고,,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란 말에 많은 것들이 이해되었다. 몇년전에도 보았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는 그의 점화 중에 드물게 제목을 가진 작품이다. 처음에 보았을때는 제목 탓인지 아련함과 그리움이 차오르는 경험을 했고, 이번에는 그 그림안에 무수한 점들이 선을 이르고 산을 만들고 바다를 이루고 있음을 알았다. 실제 화가가 점의 농도를 의도적으로 달리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전에 그렸던 달과 항아리, 고향 산(섬)과 바다는 무수한 점들로 흩어지고 모여드는 것 같았다.
당시 이 작품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이미 국내에서 인정받은 화가이고 교수인 지위를 내놓고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그림을 그리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완전 추상화를 출품하였기 때문이다. 50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과 성취를 이뤄낸 것이다. 이번에 설명을 들으며 놀란 것은 이 한국미술대상은 최초로 열리는 것이어서 주로 신진작가들이 출품하였지만, 김환기같은 권위있는 화가의 작품을 원했다고 한다. 이름값을 생각하면 거절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그는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작품을 그리고 출품했다고 한다. 미술에 집중하는 것외에 세속적인 권위의식은 없었던 것 같다.
"작가가 늘 조심할 것은 상식적인 안목에 붙잡히는 것이다. 늘 새로운 눈으로, 처음 뜨는 눈으로 작품을 대할 것이다"(196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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