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경기도미술관에서 하는 한국근현대미술전 티켓이 한장 남아 오늘 다녀 올 수 있었다. 가보니 노쇼가 꽤 있는지 현장입장도 무리가 없었다.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 보기에 편했다. 최근에 다녀온 소마의 근현대미술전 작가들과 많이 겹치지만, 작품들은 겹치지 않았다. 잘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전시회 주제를 "사계"로 한 이유는 내가 이해한 바로는 비발디의 사계처럼 한국근현대 역사의 특성, 엄청난 변화의 흐름에서 예술가로 큰 변화를 받아들여 그 영향을 받고 시간이 흘러 한국미술의 고전이 되었다는 점, 작품들에 내재된 자연, 계절감, 시간성을 '조화', '자연', '향수', '순환'등 추상개념으로 확장해서 분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주제의식과 분류는 거의 이해가지 않는다. 이해가 어려워 유튜브에 게시된 해설영상을 보았지만 마찬가지이다. 그 작가가 어느 학교를 들어가 누구에게 사사받았는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서사는 어떠했고 누구와 관계하고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중요하지 않나... 소마에서 하고 있는 근현대전이 분류한 시대적 변화와 작가 개인들의 처지와 사유를 연계하고 작가의 메모와 편지, 저서등을 이용해 설명력을 높힌 점과 비교되었다. 예를 들어 디아스포라 에 월북화가작품을 분류하여 그들의 서사를 같이 보여주어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감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의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의미있었다. 또 큰 화랑호수를 같이 본 것도 나쁘지 않았다.

현대미술관 전시회에서 보았던 것 같다. 조선시대 산수화 같은으면서도 집들, 사람, 나무가 뭔가 다르고 비탈길을 올라가는 남자도 뭔가힘겨워 보이고 웃기다. 보면 웃음이 나고 다시 봐서 반가운 그림이다.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장욱진의 그림, 평범한 사람이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전혀 짐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그림이다.

에너지가 밖으로 튀어 나올 것 같은 힘있는 그림, 구상화인데 추상적인 느낌도 나고 수묵화라 그런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소마에서 본 그의 그림은 불화나 무속적인 것 같고 색이 너무 선명한 원색이라 무섭기도 했는데, 이 그림은 싸우는 장면인데도 느낌이 다르다.

사전 소개 영상에서 보았던 그림, 이쾌대 작가가 북한에서 그린 그림인데, 어떻게 국외에 흘러나와 이건희일가가 소장하게 되었을까 그 과정이 궁금하다. 월북 전에는 사람과 시대가 표현된 그의 작품과는 다르게 서정적이다. 어떤 해설자는 사람이나 사회를 그리기 어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하던데, 알수 없는 일이고 다만 사람과 시대가 없는 이 그림은 말랑하지만 쓸쓸하다.

바다색이 깊고 시원해서 좋았던 그림이다. 배는 드나들고 있고, 바닷일을 하는 사람과 일을 시작할 수도, 마쳤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 5명이 보인다.

강요배는 제주도에서 제주의 풍광, 4.3.을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전에 들어봣을 수는 있지만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지나가며 보다 너무 멋있고 웅장해서 찬찬히 보았다. 거친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고 비처럼 뿌리고 흩어지는게 너무 실감난다. 제목이 황파이니, 비가 많이 오는 여름 장마가 아닐까? 깨져나가는 파도는 도전하고 저항하는 민중일수도, 비극적 사건일수도 있다. 해석은 각자... 이 그림은 좀 떨어져 봐야 선명하게 보인다. 시간의 거리처럼, 시간이 많이 지나 멀어진 4.3.도 선명하게 보일 터이다.